성년후견이 시작되면 법원은 후견인도 함께 정합니다. 그런데 가족이 바라던 사람이 아니라 제3자가 선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견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누가 맡는지에 불만이 남는 상황입니다. 이때 어떤 방법으로 다퉈야 하는지 대법원이 기준을 내놓았습니다.
후견 개시와 후견인 선임은 따로 봅니다
가정법원은 성년후견을 시작하는 재판(개시 심판)을 하면서 후견인도 함께 정합니다. 후견인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도 이때 정합니다. 한 번에 이뤄지지만 법적으로는 각각 별개의 재판입니다.
불복 방법도 다릅니다. 가정법원의 이런 재판에는 대법원규칙이 정한 경우에만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규칙은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 대해서만 즉시항고를 허용합니다. 후견인 선임이나 권한 범위에 대해서는 따로 정한 규정이 없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6. 7. 7.자 2024스786 결정이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청구인이 한 사람에 대해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했습니다. 1심은 후견을 개시하면서 제3자를 후견인으로 선임했습니다. 청구인은 개시에는 불복하지 않고, 후견인 선임과 권한 범위만 다퉜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즉시항고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후견인 선임이나 권한 범위만 다툴 때는 대법원에 내는 특별항고로만 불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건을 대법원으로 보낸 원심의 결정이 옳다고 보고 재항고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한 가지를 덧붙였습니다. 당사자가 '특별항고'라고 적지 않았어도 법원이 특별항고로 다뤄 대법원에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류에 붙인 이름이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불복 자체를 막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조심할 점
이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간과 사유입니다.
- 기간이 짧습니다— 특별항고는 재판을 고지받은 날부터 1주 이내에 해야 하고, 이 기간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개시 심판에 대한 즉시항고 기간(14일)보다 짧습니다. 14일로 생각하고 미루면 다툴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 사유가 좁습니다— 특별항고는 재판에 영향을 준 헌법 위반이 있는 경우 등으로 사유가 한정됩니다. 다른 사람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만으로는 이 사유에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 무엇을 다투는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후견 개시 자체에 불복한다면 즉시항고로 다툽니다. 선임만 다투는지, 개시까지 다투는지에 따라 방법과 기간이 달라집니다.
선임 뒤에는 후견인 변경이라는 길도 있습니다
선임 단계에서 다투는 것만이 방법은 아닙니다. 가정법원은 본인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후견인을 바꿀 수 있습니다(민법 제940조). 본인이나 친족, 후견감독인 등이 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막연한 불만만으로는 변경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재산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본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등 구체적인 사정이 필요합니다. 법원은 가족 사이의 형평보다 본인에게 무엇이 이로운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정리
후견 개시는 받아들이면서 후견인 선임이나 권한 범위만 다투려면 즉시항고가 아니라 특별항고를 해야 합니다. 특별항고는 1주 이내에 해야 하고 사유도 좁습니다. 선임 뒤에 문제가 생기면 후견인 변경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은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