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인이 여러 명일 때, 급한 마음에 우선 법정상속분(법에서 정한 각자의 기본 지분)대로 공동명의 상속등기를 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뒤 상속인들끼리 다시 상의해 한 사람에게 재산을 몰아주기로 정하기도 합니다. 이때 몰아준 지분이 증여가 되어 세금이 더 붙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은 원칙적으로 증여가 아니지만,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협의분할은 왜 증여가 아닌가요?
상속재산 협의분할(상속인들이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로 정하는 것)에는 소급효가 있습니다. 소급효란 그 효력이 상속이 시작된 때, 즉 사망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생긴다는 뜻입니다(민법 제1015조).
그래서 협의로 재산을 몰아받은 사람은 처음부터 그 재산을 혼자 상속한 것으로 봅니다. 다른 상속인에게서 지분을 넘겨받은 것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증여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미 마친 등기는 어떻게 정리하나요?
이미 법정상속분대로 등기가 되어 있다면 협의 결과에 맞게 등기를 고쳐야 합니다. 이때는 새로 지분을 넘기는 이전등기가 아니라, 기존 등기의 틀린 부분을 바로잡는 경정등기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처음부터 협의분할대로 상속된 것으로 보아 등기를 맞추는 것입니다.
다만 필요한 서류와 신청 방식은 등기 원인과 관할 등기소 실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협의서를 작성하기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언제 증여로 볼 수 있나요?
예외가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3항은 상속개시 후 등기 등으로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확정된 뒤, 그 상속재산을 공동상속인 사이의 협의로 다시 분할하여 특정 상속인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하는 경우 그 초과분을 증여재산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 실질이 협의분할이 아니라 지분을 사고팔거나 그냥 넘겨주는 것에 가까운 경우에도 증여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때는 초과분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고, 부동산이라면 취득세도 별도로 더해질 수 있습니다.
기준이 되는 시점은 언제인가요?
세법은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을 하나의 기준으로 둡니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
이 기한 안에 협의분할을 마치면, 법정상속분을 넘겨받더라도 원칙적으로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반면 이 기한이 지난 뒤 다시 나누어 초과분이 생기면 증여로 볼 여지가 커집니다. 다만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확정판결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증여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가장 깔끔한 방법은 처음부터 협의분할로 정리해 등기하는 것입니다. 급하게 법정상속분으로 먼저 등기하면, 뒤에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세금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 이미 법정상속분대로 등기를 마쳤다면, 등기 정리와 세금 검토를 함께 받아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
법정상속분으로 등기한 뒤 협의분할로 지분을 다시 정하면, 소급효 덕분에 원칙적으로 증여가 아니며 경정등기로 바로잡습니다. 다만 상속세 신고기한이 지난 뒤의 재분할이거나 실질이 증여·매매에 가깝다면 증여세와 취득세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등기부와 협의 경위를 정리해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